덥습니다, 덥고요...
 
터져 나오는 분통을 참을 길 없어 한 줄 남깁니다.
너무 덥기 때문이죠. 그것도 억울하게 덥기 때문입니다.
 
그 유명한 한나라당 천막당사.
'천막당사는 한나라당의 현실이다.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바닥에서 시작하자.'(박근혜 대표)
명분은 참 아름답습니다. 실상은 어떨까요.
 
한나라당 천막당사 - 아니, 너무 더워서 사우나 당사라고 부르겠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성질 급하게 찾아온 이 더위가 선사한 잔인한 햇볕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바람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비닐 천막을요. 마감시간이 다가올 수록 바짝 열오른 사람들로 북적대고 저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노트북은 죽어라 열기를 뿜어대고요.  - 엔 대표가 없습니다. 사무총장도 정책위의장도 없습니다.
 
외부 일정이 있다고들 합디다.
그런데 '무슨 일정요?'라고 물으면 다들 딴청을 부리더구만요.
당연히 '덥고 지저분하니까 다들 도망간 거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요.
 
사우나 당사가 차려진 3월24일 이후 대표와 정책의장과 사무총장 수석부총무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당사에 머무른 시간은 모두 합해 봐야, 그것도 인심 좋게 합해 봐야, 10시간이 안 될 겁니다.
 
이 고생(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재탄생의 고통이라고 그 분들이 찬양하는)은 고스란히 말단 당직자들과 기자들의 몫입니다. 
아참, 전여옥 대변인도 함께 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투정좀 하겠습니다.
얼마나 더운지요.
오전 10시만 되면 당사가 슬슬 달아 오릅니다. 열기가 식는 건 오후 6시나 돼서입니다. 그 동안 천막은 그야말로 불지옥입니다.
아주 약간의 초를 치자면, 여기자들의 화장이 녹아 내리고 남기자들의 와이셔츠가 흥건히 젖을 정도입니다.
기자들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줄기가 코끝에서 '똑'하고 방울로 떨어질 정도라면요.
 
게다가 이 천막이 자외선을 전혀 걸러주지 못해서 다들 (좋게 말해) 건강한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게 됐답니다.
오늘 아침 거울을 보니 눈 밑에서 기미까지 올라오더군요, 제 나이게 기미라니요.
인사 하려고 온 당선자들도 '이런 데서 어떻게 일합니까'라고 고개를 가로 저으며 서둘러 피한답니다. (그리곤 다시는 나타나지 않죠. 하하.) 
 
논평하기 좋아하는 기자들, 가만 있을 리 없죠.
'우리 부모님도 나를 온실에서 키우지 못했는데, 한나라당이 톡톡히 온실 맛을 보여주는군'
'박 대표한테 내일부터는 때수건도 부탁한다고 해'
'천막증후군을 의학사전에 등록 시켜서 집단 산재 소송을 걸자'
'박대표한테 스트레이트로 3시간만 천막에 앉아 있어보라고 해. 그렇게 생글생글 웃으며 '고생하시네요'라는 말이 나오나 보자고.'
 
총선이 끝나면 국회앞 옛 당사나 국회, 아니면 제3의 새 당사로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차피 선거용 쇼인데데 뭘' 하는 한켠의 시니시즘 때문이었겠죠. 박 대표는 펄쩍 뛸 수도 있겠지만요.)
웬걸요.
서울시와 천막당사 부지를 연장계약 했다는군요.
청천벽력이었죠.
 
'옛 당사가 매각이 안돼 새 당사를 구하지 못해서 갈 데가 없다'고 했습니다.
'대표실만 20평이 넘는 국회 공간은 왜 놀립니까. 원내 정당을 추구한다면서'라고 물으니 '1, 2당도 바뀐 마당에 원내 정리도 안 끝났고...'랍디다.
 
전에도 말씀드렸듯 기자가 취재원 가는 데 따라가는 건 당연하죠. 물론입니다.
일부 독자님들의 지적처럼, 당에서 이만한 취재 공간을 마련해 준 것도 감지덕지해야 할 지도 모르죠.
분명히 해두자면, 한나라당의 '높은 뜻'을 깎아 내릴 뜻도 없습니다.
(거금을 들여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면서도 폐공판장의 건물 외벽은 손도 대지 않은 속보이는 모 당에 비하면 어쩌면 나을 수도 있죠. 너무 출입처에 세뇌되었나요? )
 
하지만 높으신 분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이 사우나 당사에선 '바닥부터 시작하자'는 말은 도통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네요.
'쇼'라는 비난에 그렇게 과민반응하지 말고, 땀을 흘리든, 땀에 쩔어 불은 때를 함께 밀든, 일사병에 함께 쓰러지든, 이 천막에서 당의 미래, 나라의 미래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회의가 있는 관계로 글을 여기서 접겠습니다.
하루 저녁이지만 이 후텁지근한 천막에 있지 않아도 된다니 평소엔 그렇게 싫어하는 회의가 이렇게 반갑네요. 아싸.)

드디어 D-1입니다

2주가 길었나요? 박근혜 대표를 따라 '팔도유람'을 한 저한테는 그야말로 눈깜짝할 새였는데요.

박 대표의 총선 지원 유세도 오늘이 마지막이겠군요. 

박 대표의 유세 연설은 '한 치의 과장도 없이'(세칭 '뻥 안치고'라고 하지요, 하하, 신문지면에 늘 바른말 고운말만 내보내야 하는 저는 이런 돌출 어휘를 쓰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답니다.) 100번 가까이 들었기 때문에 레파토리를 좔좔좔 욀 정도가 됐답니다. 지금 당장 마음만 먹으면 박 대표의 연설문으로 원고지 100장 정도는 너끈히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는 성대모사까지 되더군요. (그러고 보니, 지금쯤이면 개그맨들이 각당 지도부의 성대모사를 들고 나올 법도 한데요.)

박 대표의 연설의 특징이라면 첫번째가 '카리스마-free'라는 겁니다. 청중을 확 잡아 끄는 구석이 별로 없지요. 

한 당직자는 그 이유를 박 대표의 목소리에서 찾더군요. 기본적으로 목소리가 작고, 음성의 높낮이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대중 연설'이라기 보다는 '마실 수다'에 가깝다나요. 어느 정도 맞는 말입니다.

저는 그보단 박 대표가 쓰는 용어와 인용문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게 '선거전'인가 싶게 박 대표는 자극적인 '전투 용어'를 전혀 쓰지 않아요. 제가 친구들이랑 나누는 대화보다 훨씬 얌전할 정도입니다.

극단적인 예가 박 대표가 즐겨 사용하는 '옛말'들이죠. 몇가지 사례와 전후 문맥을 소개해 드릴게요.

1)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 열린우리당 후보들이 흑색선전을 일삼는 것을 보면 국회에 들어가서 어떻게 할 지 알 수 있다며

2) 배도 한 쪽으로 기울면 침몰한다 : 거여 견제론을 강조하며 

3) 말썽꾼 자식이 마음을 고쳐 먹으면 더 효도한다 : 한나라당의 잘못을 반성하고 한번 더 기회를 달라며

4)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 한나라당은 깨끗한 선거운동을 하자고 제의했는데 열린우리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5)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샌다 :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는 지 살펴보면 어떤 국회의원이 될 지 알 수 있다며

등등...

박 대표는 2, 3일을 주기로 새로운 '옛말'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틀 동안은 어딜 가나 바가지 얘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손바닥 얘기를 또 사흘 하다가..하는 식이었죠.

또 한 연설에서 한가지가 넘는 옛말을 쓴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표현들은 분명 요새 정치인들의 무기인 '무릎을 탁 치게 하는 걸출한 입담'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유세 현장에선 박 대표의 이런 화법이 먹히더라는 거죠. 

몇 분의 아지매들께 여쭤보니 '무서운 말을 안 써서 거부감이 없다' '무식한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귀에 쏙쏙 들어오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라고 높은 점수를 주시더라고요. 한 마디로 '잘 알아 먹겠다'는 거였죠.

특히나 박 대표의 주요 '팬층'인 나이 드신 분들께는 딱이었겠죠.

박 대표가 이런 걸 다 계산했던 걸까요? 그건 별로 아닌 것 같습니다.

대표가 되기 전의 화법과 별로 달라진 게 없거든요. 박 대표의 평상시 말투도 '조용조용 자분자분 살금살금'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기억입니다.

(다만 대표를 보좌하는 한 당직자는 '그날 그날 사용할 '옛말'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의를 거친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한나라당의 '앵벌이'에는 효과만점이었던 것 같습니다다.

박 대표가 '제발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하면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마구 높이며 '점령' '진군' '탈환' '통첩'등등 살벌한 말들을 썼다면 제대로 먹히지 않았을 테니까요.  

내일 선거 결과가 정말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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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의 머리스타일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생활도 있고 하니, 간단히만 알려 드리죠.

뒷머리는 집에서 일을 도와주시는 분이 올려 주고, 앞머리는 늘 박 대표가 직접 손질을 한다네요.

알려진 대로, 머리가 헝클어질까봐 승용차나 비행기 안에서도 의자에 뒤로 기대는 일은 없답니다.

'참 신기하다!'고 했더니, 한 당직자가 '알게 모르게 머리모양에 꽤 힘을 줬던 이회창 전 총재도 뒷머리가 눌릴까봐 절대 기대는 걸 못 보았다'고 하더군요.

정치인의 길은 참으로 (별게 다 ) 고된 것 같습니다.   

아참, 가끔 등장하는 박 대표의 큰 머리끈(여자분들에게는 곱창이라고 알려진...)은, '너무 바빠서 머리를 만질 새가 없어 머리끈으로 정리한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오보랍니다.

'변화를 주려고 일부러 했다'라는 박 대표의 말을 제가 직접 들었거든요. 하하.

박근혜 대표의 손...
무슨 얘기를 하려는 지 아시겠죠?
 
박 대표의 오른 손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라고 합니다.
뭔가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아악' 소리가 날 정도로 아픈 상태라네요.
손톱에 긁힌 상처에 여기저기 부딪혀 생긴 피멍으로 뻥을 좀 '많이' 보태면 '알록달록' 하다고 합니다.
그나마 이제 왼손까지 비슷한 증세라더군요.
 
박 대표의 손은 워낙 작고 가늘가늘했습니다.
정치부에 와서 처음 악수를 하고는 '앗 저게 손이야?' 싶을 정도였죠.
(전형적인 '부자 손'이라고 혹평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런 손이 한꺼번에 열 몇 사람에게 낚아 채어져서 문질러지고 비벼지고 주물러지다 보니 남아났겠습니까?
게다가 박 대표의 '시장 정치' 일정상 주로 튼튼한 시장 아지매들이 억센 손으로 0.1초라도 더 잡고 있으려고 최대한 꽉 쥐고 놓지를 않았으니까요.
 
비상이 걸린 보좌진들이 ''선수'들은 박수를 치듯 몰려든 사람들의 손을 한번씩 '건드려 주고' 지나가는 방법으로 손을 보호한다더라'고 했지만 '그래서 진심이 전해지겠느냐'며 굳이 꽉쥐는 악수를 고수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박 대표는 '제 아픈 손에 저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과 보다 나은 정치를 해 달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보셨겠지만 박 대표는 손등 가득 흰색 파스를 바르고 다닙니다.
유세장에 한 번 들를 때마다 파스가 손때를 타서 새까매진다더군요. 갈아 붙일 파스가 떨어져 약국에서 긴급 공수하는 일도 있었다네요.
오늘은 급기야 붕대까지 등장했습니다.
침을 맞으라는 주위의 권유도 있었지만, 악수를 많이 해서 아픈 손에는 침도 약도 필요 없이 그저 푹 쉬게 하는 수밖에 없다는데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특히 민생 투어에서 박 대표를 '엄호'하는 수행원들은 '살살살살살살살살....'을 연방 외칩니다. 박 대표 손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는 '한나라당 많이 도와주세요'가 공식 멘트였는데.
살살살살..이 연민을 유발해 결국엔 득표에 더 도움이 된다는 소리도 나옵니다만.
 
파스와 붕대는 통증을 완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유권자들의 경계심을 유발해 좀 더 살살 잡게 하는 효과도 있다네요.
또 손 이야기가 언론을 탄 이후 악수에 임하는 '박근혜 팬'들의 태도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울산에서 벌어진 일을 소개해 드리죠.
한 아주머니가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다가 '박근혜 왔다!!!'라며 흥분해서 수건을 둘둘 감고 뛰쳐 나옵니다.
박 대표의 손을 덥.썩. 잡습니다.
이 때 옆에서 지켜 보던 다른 아주머니가 '이기 미칬나, 니는 신문도 안봤나?'하고 면박을 주더랍니다. 하하.
또 박 대표가 가는 곳마다 파스에, 마시는 청심환에.. 각종 약품이 답지한다고 하네요.
 
참 씁쓸합니다.
각종 부정 부패 비리는 힘센 남자들이 죄다 저질러 놓고 죽게 생겼으니까 오직 박 대표의 가녀린 손 하나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다는 생각 때문에요.
(이걸 두고 역성차별 운운하는 분은 없겠죠?)
 
어쨌든, 악수 많이 해서 아픈 손에 묘약 있으면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대신 전해 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