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8일)은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 졌네요. 내일은 영하까지 떨어진답니다. 시시때때로 날씨관련 스케치를 하는 사진기자들에게 또 스케치 거리가 생겼군요....
 
또 저 처럼 아스팔트를 주 출입처로 하는 기자들은 추운 날 온몸으로 추위를 느껴야 할 터이니 이 또한 걱정입니다.... ㅎㅎㅎㅎ
 
지난주엔 너무나 따뜻한 날씨에 각 신문이 봄 스케치로 넘쳐났습니다. 저도 이런 저런 스케치 취재를 하던 중 아뿔사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글쎄 제가 사는 동내에 아주 좋은 스케치 거리를 그동안 묵히고 있었습니다.
 
바로 산슈유. 노란 꽃망울을 터뜨리고 봄을 제일 먼저 알린다는 바로 그 산수유가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 핀걸 모르고 지나쳤던 겁니다.
 
그저 섬진강이나 지리산에 가서 취재하곤 하던 산수유가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에 탐스럽게 피었으니... 괜찮은 것 같아 취재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눈으로 보면 이곳저곳 펴서 이쁜데 사진 한장에 집어넣으려니 그게 잘 되지 않더군요....
 
그래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이렇게도 저렇게도 취재해보았죠.
 

15층 아파트 옥상에도 올라가 찍어보고.... 위 사진...
 
놀이터 놀이터 미끄럼틀 꼭데기에도 올라가 찍어도보고... 아래 사진....
 

뭐 이런저런 앵글로 취재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위의 옥상에서 찍은 사진이 규모도 있어보이고 앵글도 특이 해 좋아보이긴 했했지만 데스크의 판단엔 아래의 꽃이 꽉 차보이는 사진이 좋아 사회면에 마감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초판에 아주 큼직하게 실렸습니다. 바로 위의 원화 그대로 크기는 두배 쯤 되게....
사진도 크고 해서 취재 때 양해를 구한 산수유 속 유치원생들이 다니는 유치원에도 전화를 했죠.
 
"내일자 신문에 크게 나왔으니 꼭 사보세요. 아이들이 많지는 않지만 예쁘게 나왔네요"
하면서...
 
그런데 아니 이런....
 
30판이 마감이 되면서 사진이 싹둑 잘려버린겁니다.
 
바로 이렇게.....
 

아이들이 콱 잘리고 산수유는 쬐그마해진 겁니다.
 
아... 이런.... 유치원에 전화도 했는데... 다시 전화해서 사보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꼭 내가 거짓말 한 것처럼 된거지요.... 그것도 같은 동내 사람들 한테... 흑흑...
 
그나마 다행인건 그래도 칼라면이라는거 하나....
 
참으로 난감하고 안타까운 순간이었습니다. 마치 사진 잘리는 것이 제 마음을 도리는 것과 같더군요... 흑흑....
 
다음 날 한 선배 왈
"신문은 50판까지 봐야 알지.... 초판보고 장담하지 마라...."
 
 
신문이라는 매체는 지면이라는 정해진 틀이 있고 그 안에 기사와 사진을 모아 정해진 공간에서 보여줘야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편집기자들이 어찌하면 독자들에게 잘 보여주고 가독성이 놓일 것인가를 고민하고 판을 짜게 되죠...
 
그러다보니 사진이 이리저리 잘리기도 하고 전신사진이 얼굴사진으로 둔갑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답니다. 기사도 마찬가지지요. 여기저기 잘리고 뜯기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기에 사진을 취재할 때에도 항상 편집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 사진을 가로로 쓸지 세로로 쓸지 모르니 가로 세로 다 찍고, 망원도 해보고 광각도 해보고.... 이런저런 앵글로 취재를 하게되죠. 물론 그 중 가장 좋은 컷을 편집에서 최대한 살릴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을 때도 있는 법...
 
그럴때를 대비 트리밍과 다른 앵글의 사진을 쓸 수 있게 준비를 해 마감을 해주어야합니다.
 
물론 위 처럼 잘리면 가슴이 아프지만요.... ㅎㅎㅎㅎ
 
위의 사건(?)도 어찌보면 사진기자 직업의 한 부분이니 어찌하겠습니까?....
 
 
 
참고로 놀러가 기념사진 찍을 때 사진기자의 직업병 중 몇가지...
 
1. 기념사진을 찍어도 꼭 가로세로 카메라 돌려가며 찍는다...
 
2. 남들은 웃어요 하며 한 장 찍지만 사진기자는 꼭 여러장을 눌러댄다.
 
3. 확 들어가 얼굴 크게 나오던지 확 빠져 배경 쫙 나오게 한다던지 주제 의식이 강해 때론 부담스럽다.
 
 
저도 가끔 놀러가 기념사진 찍어 나중 인화해 돌리면 친구들 하는 말
 
"야, 너무 긴박해 보인다... 우리가 뭐 검찰에서 구속되는 사람도 아니고 꼭 신문에 나오는 피의자 같다... (-_-!) ㄲ"
 
 
그리고 남들이 찍어달라고 카메라 줘 찍어주면 나오는 말
 
"저, 다시 찍어주실래요. 아니, 그렇게 말고 이렇게요"
 
그러면서 그 일행 중 한 명이 소근거린다...
 
"거봐 다른사람한테 부탁하자니까.."
 
(=_=-!) (ㅠ_ㅠ)
트랙백 주소 : http://blog.hankooki.com/tb.php?blogid=hk_poem&id=6373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